♧ 어느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행복한 걸음 ♧
성경을 읽다 보면 유명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우리들의 참 이웃을 비유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입니다.이제는 종교적인 경계를 초월하여 우리 사회에서 남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칭할 때 많이 사용되는 일상적인 표현이 되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잠시 들여다 보면 이렇습니다.
예수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하자 유대인 교사는 예수님께 "내 이웃이 누구이니까?"라고 묻습니다.
이때 다음과 같은 비유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길을 가던 사람이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다 빼앗기고 심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고 신앙심이 깊은 두 사람, 사제와 레위인은 모른 체하며 그 현장을 지나쳐 버립니다. 그때 그 길을 지나던 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나 크게 다친 그 사람의 상처를 싸매고 주막으로 데려가 주인에게 그 사람을 돌봐주라고 하면서 자신의 돈까지 주게 됩니다. 그 때 예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아마도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경멸하고 이교도 하층민으로 천시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이야기를 마치고 물어봅니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대답은 명백합니다.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는 다시 말합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누가복음 10:25~37). 사회적 장벽을 허무는 이 위대한 사랑의 이야기는 전 세계 모든 문헌에 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비유 가운데 이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특히 유명한 화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화가들은 보통 사마리아인이 다친 여행자를 자신의 말에 태우는 장면을 즐겨 화폭에 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삶은 메말라가고 우리의 사회는 각박해지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이 잊혀져 가는 이 시대에 한줄기 희망처럼 발견되는 사회의 따뜻한 온정이 아직도 여기저기에 살아 있음을 기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심장병 어린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성금 모금을 위하여 각종 마라톤 대회 또는 자선 음악회들이 이 풍성한 가을에 여기저기 기획되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살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도 지난 토요일,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행복한 걸음”이란 행사를 준비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걸었습니다. 몸도 건강해지고 참가한 사람들간에 더욱 화목해지며 함께 걸음으로 모인 성금으로 우리의 이웃도 돕는 기분 좋은 주말을 보냈습니다.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 일화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그 정신을 행사에 담아 냈습니다. 행복한 걸음으로 모인 귀한 성금으로 연말에 불우한 이웃들을 돕고, 교회 주변에 외롭고 쓸쓸하게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가거나 교회로 초청하여 그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취지로 올해로 다섯 번째의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이제는 하나의 주요 연례행사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뜻있는 사람들이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걸음으로 생기는 수익금은 비록 어려운 사회의 전반을 다 구제할 수는 없어도 작은 도움의 손길이지만 이 성금이 전해지는 곳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이웃사랑의 표본인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랑이 넘쳐서 사회 구석구석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고자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특히 올해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행복한 걸음’의 특징은 전문가의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서울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유적지들의 숨은 발자취와 문화탐방을 겸하여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재미있고 뜻 깊은 프로그램입니다.
행복한 걸음에 참여한 일행은 서울시 역사박물관에 모여 가벼운 몸풀기 체조를 하고 전문 해설자의 안내를 받으며 한양도성에 자리한 문화재 하나씩을 탐방하기 시작합니다.
이번 한양도성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내 한복판에 많은 볼거리와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즐비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웰컴투 한양도성’이라는 이름으로 기획 준비된 볼거리들은 총 4개의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혜화문에서 흥인지문으로 이어지는 낙산구간, 둘째로는 장충체육관에서 백범 광장으로 이어지는 남산구간, 셋째, 돈의문터에서 창의문으로 연결되는 인왕산구간, 그리고 창의문과 혜화문을 연결하는 백악구간입니다. 이중에서 저희 일행은 인왕산 구간을 밟는 여정을 선택하였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걸음이 끝나는 최종 목적지는 윤동주 문학관이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입니다. 이곳을 오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걸어가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청명한 가을 하늘 날입니다. 어느 시인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노래한 자랑스런 우리의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주말의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최종 목적지를 올라가면서 생각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무작정 오르는 등산길이나 여정보다 어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걷는 길에는 더 큰 기쁨과 행복이 함께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일행들은 걸으면서 평소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를 새롭게 알아갑니다. 우리의 한 걸음 한걸음에 소중한 사랑을 담아 모은 귀한 성금은 연말에 불우한 이웃과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가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는 훈훈한 정을 나누는데 사용됩니다.
이날의 목적지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오르면 그가 남긴 아름다운 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인의 대표시 ‘서시’를 감상하고 ‘별 헤는 밤’에 담았을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 보려고 감정이 이입되기도 합니다. 각박한 도시의 공간 속을 잠시 벗어나면 작은 평안의 시간을 만나게 되고 행복의 공간이 주어집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라 함께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는 그대로 사랑의 언어가 되어 함께 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파고 듭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다시 세상 속으로 흘려 보낼 것입니다. 각박한 세상을 향해 선포되는 선하고 아름다운 사마리아인들의 귀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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