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2월을 노래하는 시

디모데교회관리 2018. 2. 1. 10:56


 

+ 2월의 노래

 

새해 첫날을 맞은 게

엊그제 일만 같은데

 

눈 깜빡할 새

한 달이 지나갔다.

 

어느새 추운 겨울

폭 익어버렸으니

 

꽃 피는 봄날도

이제 그리 멀지 않으리.

 

겨울과 새봄을 살며시

이어주는 징검다리

 

2월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기쁘게 살아가리.

 

 

+ 2

 

일 년 열두 달 중에

2월은 왜 가장 짧은가

 

추운 겨울 지나

따뜻한 봄으로 가는

 

징검다리이니까

그런 거다.

 

찬바람 쌩쌩 부는

힘든 계절 너머

 

하루라도

한순간이라도 더 빨리

 

꽃 피는 땅으로

기쁘게 넘어가라고

 

고맙게도 2월은

도드라지게 짧은 거다.

 

 

+ 2

 

일년 열두 달 중에

제일 키가 작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어리광을 피우지도 않는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

해마다 묵묵히 해낸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기어코 봄은 찾아온다는 것

 

슬픔과 고통 너머

기쁨과 환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가만가만 깨우쳐 준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여

 

나를 딛고

새 희망 새 삶으로 나아가라고

 

자신의 등 아낌없이 내주고

땅에 바싹 엎드린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무지무지 크고 착한 달.

 

 

+ 2월의 햇살

 

아직 겨울의 꼬리

저만치 있어

 

아침저녁으로

추위가 매서운데도

 

한낮에는 살짝

봄기운이 느껴진다.

 

사철나무의

진초록 이파리마다

 

내려앉아 한숨

자고 있는 2월의 햇살

 

아가 얼굴같이

참 밝고 순하다.

 

 

+ 2월 끝물의 햇살

 

세상에 어쩌면

이리도 햇살이 고울까

 

오늘은 베란다 창문 바깥을

연방 내다보게 된다.

 

아직은 겨울의 끄트머리

옷깃 여미는 차가운 날씨인데도

 

한낮의 햇살에서는

봄기운이 물씬 풍겨난다.

 

긴긴 겨울 찬바람에 온몸

얼어붙었던 빈가지의 나목도

 

간만에 따스한 빛줄기의

샤워로 몸이 개운해 보인다.

 

저 높은 연파랑 하늘 바다로부터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햇살로

 

겨우내 움츠렸던 내 가슴도

시원하게 멱 감아야겠다.

 

 

+ 2월 중순의 기도

 

한낮의

온기 어린 햇살에서

 

긴긴 겨울의

끝을 예감하게 하소서.

 

봄을 밀어 올리는

잔설(殘雪속 초록 풀들의

 

온몸의 안간힘에

격려의 박수를 치게 하소서.

 

하지만 겨울을

미워하지 않게 하소서

 

추운 겨울이 있어

봄날의 소망도 있음을 알게 하소서.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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