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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로부터 이별하기

디모데교회관리 2019. 4. 29. 10:27
♧ 익숙한 것들로부터 이별하기 ♧

한때 초등학생들의 기발하고 엽기적인 시험 답안지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내 자식이 작성한 답이라면 가슴을 치며 답답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일단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남의 이야기라 그랬는지 가슴 아파하기 보다는 오히려 청량제 같은 기발한 생각이라며 기상천외하게 응답한 초등학생들의 시험답안이 재미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령, 자연교과과목에서 <곤충의 몸을 삼등분하면 ( ), ( ), ( ).> 라는 문제에서 출제자가 기대한 정답은 (머리), (가슴), (배) 였습니다. 그런데 한 초등학생이 제시한 기상천외한 답안은 (디), (진), (다) 였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호랑이가 무엇인가 마시고 있는 사진을 제시하며 <호랑이가 (       ) 마십니다.> 라는 문제에서 출제자가 (  )안에 기대하는 정답은 (물을) 또는 (음료수를)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TV광고 매체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어느 초등학생은 “(젊음을)” 이라고 기발하게 답하여 선생님을 무척이나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밖에 여러 시험문제에 답한 엽기적이었던 답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하나를 골라 소개합니다. 역시 보기 그림을 보고 괄호 안을 채우는 문제입니다. 사슴이 거울을 보고 있는 사진을 제시하며 <사슴이 (       ) 봅니다>라는 문제에서 엽기적이고 생각이 기발한 학생이 제시한 답안지에는 (거울을)이라는 정답 대신에 <사슴이 (미쳤나) 봅니다>라고 적혀 있어 채점하는 선생님을 졸도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누릿꾼들의 의견이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정규교육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과 또 다른 하나는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깨는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입니다. 어린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와 발상의 전환이라는 면에서 초등학생들의 엽기적인 시험 답안 사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경험한 어린 시절의 학교교육 평가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사지선다형으로 평가하는 시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정규학습에 얼마나 성실하고 열심히 학습했느냐에 따라서 배운 대로 정답을 선택함으로써 좋은 성적을 받게 되고 그 성적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 능력의 우열이 나누어지는 교육 방식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교육 방식은 학교교육과 훈련에 누가 더 성실하고 익숙하게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평가되는 교육시스템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지선다형이라는 시험문제의 유형이 생각과 상상력을 한창 자유롭게 펼쳐야 하는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사고의 틀과 폭을 제한하는 역작용도 있을 수 있었음을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가정교육에서도 아이들이 엉뚱한 행동이나 생각을 할 경우 심한 제한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 기성세대들이 이미 만들어 놓고 그 안에 갇혀 버린 상식이나 고정관념의 틀 속에 아이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구속하는 것이 올바른 가정교육이라고 배워왔고 또 다시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오랜 시간 동안 경험하면서 익숙해지고 굳어져 버린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견 맞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편 다름이라는 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자세도 때론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2주간의 저의 인도 출장의 목적은 이런 측면에서 간단히 정리하면 <익숙한 것으로부터 이별하기> 즉, <고정관념 깨기>로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거래하던 업체들에게 지금까지의 익숙한 사용방식을 벗어나 더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이점이 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수행해야 할 도전과제는 아무 문제없이 이루어 있는 기존의 방식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는데 어떻게 이들이 기존의 익숙함을 벗어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것을 선택하게 하느냐의 게임입니다. 일종의 <변화의 게임 (The Game of Change)>입니다. 
그 변화의 게임을 치르는 저의 모습 가운데 귀중한 에너지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열정이란 단어입니다. 열정은 변화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그 열정을 통해 꿈쩍도 하지 않던 벽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음을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아침에 글을 쓰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이제는 좋은 습관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미 익숙한 세상을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고정적인 시선의 틀을 깨고 전혀 새롭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그 가운에 숨은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글을 쓰면서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것은 제가 바라본 세상의 새로운 시선을 통해 얻어진 생각을 글로 정리하여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소통의 작업입니다. 그 설득과 공감이라는 것이 이미 굳어진 생각을 흔드는 일이라 더욱 힘든 작업인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자신이 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사실 자신이 변화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굳어진 습관과 자신만의 삶의 철학으로 굳어진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는 일이라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에는 자신 스스로 변화의 이슈에 대한 깊은 자각이 먼저 있어야 하고 이 변화를 주도할 변화동기인 자기 설득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창조와 변화는 익숙한 기존의 것을 버려야 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아픔과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이 역시 선택의 문제입니다.    

인도 출장을 통하여 지난 1월에 처음 만나 친구가 된 인도인 운전기사를 이번 출장 중에 다시 만나 나눈 이야기를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이 운전기사는 가난하고 낮은 계급의 출신이지만 제 판단으로 매우 지혜롭고 아는 것도 많고 재주도 많은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 운전기사의 한달 월급은 인도현지화로 14,000루피, 원화로는 고작 210,000원 정도입니다. 가정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세 살짜리 총명한 아들과 한 살짜리 딸이 있습니다. 이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여 받은 이 적은 생계비로 한 달, 한 달을 힘겹게 살아가야 하지만 언제나 행복한 모습입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지는 인도 땅에서 발견한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인도의 대표종교인 힌두교와 그 밖의 많은 다신교가 성행하는 그 땅에서 태생적으로 힌두교도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우연히 예수를 만나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기까지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야 했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은 너무나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는 신앙고백을 들으며 그를 변화하게 만든 그 힘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찾는 행복이란 것도 세상이 이야기하는 너무나 익숙해진 틀과 교과서 같은 정의로부터 벗어나는 이별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http://evergreenhill.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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