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은 메타포,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
독서백편의자현 (讀書百遍義自見) 이란 말이 있지요.
읽을 독, 글 서, 일백 백, 두루 편, 뜻 의, 스스로 자, 나타날 현!
책이나 글을 백 번 읽으면 그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된다는 뜻으로
아무리 뜻이 어려운 글도 자꾸 되풀이해서 읽으면 그 뜻하는 바를 스스로 깨우쳐 알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원래 삼국지에 나오는 말로 중국 후한 말기에
책 읽기를 잠시도 쉬지 않던 유명한 동우(蕫遇)라는 사람이
자신에게 글 배우기를 청하던 사람들에게
공부란 남에게 배우기 보다 스스로 깨우치기를 권면하며 이 말을 이야기한 데서 유래되어
예로부터 지금까지 독서의 방법이나 공부의 비결로 주로 인용하여 사용되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 찬양대에 평소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지휘자 한 분이 계십니다. 이 분께도 제가 월요일 아침이면 삶 가운데 묵상하며 쓴 아침편지를 나누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 지휘자님이 제가 보내드린 글을 거의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읽고 있다고 전하면서 제가 어떻게 그 다양한 이야기들을 실타래 뽑아내듯이 풀어 나가냐고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이렇게 대답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 한 주간 세상을 깊이 있게 관찰하기도 하고 또 다양한 책을 보거나 매일의 신문과 뉴스를 접하면서 그 중에 나의 시선과 생각에 잡힌 이야기 소재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관련된 생각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하여 틈틈이 묵상하고 메모한 것을 시간을 정하여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제가 이 지휘자님을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이 분이 자신의 일을 대하는 삶의 태도와 열정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흥미롭게 발견한 것은 이 지휘자님과 함께 찬양대에서 봉사한 지 13년째가 되는데
이 분이 주일 찬양을 준비하는 모습이 아주 남다르다는데 있습니다.
가령 다음 주 예배에 올려드릴 찬양곡을 한 주간 동안 100번 이상 듣는다고 합니다.
100번 이상 한 곡을 듣게 되면
아마도 음악가가 그 곡을 만든 의미와 곡을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이고
거기에 자신의 음악적 해석까지 덧입힐 수 있는 능력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며
이런 삶의 태도가 존경스럽고 한편 배우게 되는 좋은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사는 삶의 의미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백 번 이상을 듣고 보고 생각하고 또 반복하여 경험하다 되면
그 속에서 전하는 소리가 들리고 의미가 저절로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은 이런 과정에서의 메타포(Metaphor), 즉 삶의 은유(숨은 뜻)를 찾는 것이며
우리 앞에 펼쳐진 광활한 시공간 속에 깊이 숨어있는 비밀하고 흥미로운 그림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 땅을 살다간 수많은 성현들과 보통 사람들이 당대를 풍미하며 잠시 살다가 그들의 삶 가운데 제각기 발견한 숨어 있는 의미와 그림들을 조합하여 정의한 귀한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나 갔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도 ‘독서백편의자현’하는 태도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시각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를 남기고 떠나가지만 여전히 무한하고 광활한 우주 속의 속한 작은 지구 상에 파묻힌 미물 같은 존재의 한마디 정의에 불과합니다만…
오늘 아침에 제가 그 성현들이나 선각자들의 그런 철학과 생각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먼저 밝히면서 오히려 사람은 주어진 삶 가운데 그 목적과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시각과 생각에 잡힌 의미와 숨은 그림들을 조합하는 가운데 그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짧으면 60이요 길게는 100년의 삶을 살아갈 저의 인생 길에 살아가는 새로운 의미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지난 주 아침편지에서 예화로 들었던 연금술사의 주인공 산티아고처럼 자신의 삶의 목적을 ‘자아의 신화’를 발견하러 떠나는 여정에 둔 것처럼, 우리의 삶도 나름 열심히 살아가면서 주어진 시공간 속에서 찾아낸 숨은 그림을 통하여 그 의미(메타포)를 입혀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살았던 인생을 응축 집약된 하나의 문장으로 남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제가 생각한,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제가 삶을 바라보는 내재된 태도와 생각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에게 비친 삶은 바로 오늘 아침편지의 제목으로 정의한 ‘삶은 메타포, 숨은 그림 찾기이다’입니다.
이제 저는 남은 인생을 제가 채 발견하지 못한 숨은 그림을 더 찾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미 고백한 삶의 정체성인 신앙인으로서 제가 믿는 신(하나님)께서 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고 심판하신다는 큰 그림인 절대적인 신앙의 진리를 인정하며 그 가운데 다양하게 펼쳐지는 크고 작은 삶의 파편들을 통해 들리는 신의 음성과 발견되어지는 모습들을 제가 살아오면서 귀하게 얻은 사고의 스펙트럼으로 주의 깊게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무척이나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 시간입니다.
비록 그것이 이미 다른 어느 곳에서 누군가에 의해 발견된 그림일지라도 상관없습니다.
세상의 의미를 찾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결코 쉬운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옛 성현 중 한 분인 공자는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朝聞道夕死可矣 조문도석사가의)라고 하여 인생의 참된 이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면서 한편 어렵다고 가르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숨어있는 그림이 너무나 쉽게 발견되면 그것만큼 재미없고 가치 없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어떤 인생의 진리가 어려운 삶의 문제로 포장되어 우리들 앞에 놓여 있습니까?
그것을 발견하고 해결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게 될 기대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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