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술은 새 부대에 ♧
나의 삶에 큰 감동과 울림을 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수많은 명장면 중에 한 장면을 소개하며
월요일 아침편지를 시작합니다.
미국 버몬트주 개신교 귀족 명문 학교, 윌튼 아카데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학교는
아이비리그 합격자 순위에서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는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입니다.
학교의 교훈부터 ‘전통, 명예, 규율, 최고’를 표방하며 이 학교 출신의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진정한 꿈을 알지 못한 채 부모들의 뜻을 따라 법률계, 의료계, 금융계 쪽으로 진로를 잡습니다.
새 학기를 맞은 어느 날 이 학교에 신임 영어 교사로 존 키딩 선생이 부임을 합니다.
키딩 선생은 이 학교 출신으로 학교의 억압적인 교육방침과 규율에 거스리며
첫 수업부터 제자들에게 명문대학 입학을 위한 지식보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라는 파격적인 가르침을 던집니다.
키딩 선생의 두 번 째 수업시간입니다.
‘시의 이해’를 공부하는 시간에 당시 시문학 분야에선 가장 권위 있는 전설의 거장 ‘에반스 프리차드’의 ‘시의 이해’ 중 가장 중요하고 금과옥조같은 책의 서문을 학생들에게 읽게 한 후에
이 서문에 대해 ‘쓰레기!’라는 충격적인 한마디 말을 내뱉습니다.
이어서 놀란 학생들에게 거침없이 이 쓰레기 같은 서문의 페이지를 완전히 찢어버리라고 외칩니다.
시의 이해에 나오는 서문의 주요 내용 중 시를 평가함에 있어 중요한 두 축인 시의 완성도와 중요도의 결합으로 소위 시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이 정석같은 이론을 완전히 부정하면서 새로운 시의 이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장면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책의 서문을 찢어버려라!’ 는 이 한마디는 당시 전통과 규율이 학교의 자랑이며 상징이며 명예로 숭상되고 교육되어져 왔던 학교를 향해 던진 커다란 파장이었고 엄청난 도전의 메시지였습니다.
당시 이 영화를 보던 나에게 이 장면은 내 삶에 묵직한 울림과 함께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Obsoledge (압솔리지)란 말이 있습니다.
유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영어 Obsolete (진부한, 쓸모 없는) 란 단어와 Knowledge (지식)란 두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해석하면 진부한 지식 또는 쓸모 없는 지식이라 하여 ‘무용지식’이라 정의 되어 쓰여지고 있는 신조어로 정보의 홍수와 쓰레기 정보의 범람, 그리고 워낙 빠른 변화로 항상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곧 쓸모가 없어져 버리는 과거의 지식들을 말합니다.
정보화 시대인 오늘날,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 지식이 우리 주변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많은 부분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이런 시대의 특징을 ‘무용지식 (obsoledge)의 함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를 향하여, 그리고 곧 도래하고 가까운 미래의 현실이 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진입을 향하여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에서 던진 의미 있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어 인용해 봅니다.
“변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지식이 무용지식으로 바뀌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지식을 갱신하지 않는 한 직장 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의 가치도 줄어들고 만다.
어떤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할 때쯤이면 그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만다. ······
결과적으로 오늘날 기업과 정부, 개인은 알게 모르게 전보다 더 쓸모 없어진 지식,
즉 변화로 인해 이미 거짓이 되어버린 생각이나 가정을 근거로 매일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김중웅 옮김, 『부의 미래』중에서>
돌이켜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직사회에서의 경쟁력은
바로 정보력이었고 남이 갖고 있지 않는 경험과 지식의 양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조직의 리더가 되는 길은 남보다 얼마나 더 많이 알고 남보다 귀한 정보를 더 많이 갖느냐가 그 조직을 장악하는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와 같은 생각과 조직의 문화는 아직도 그대로 답습되어 마치 불문율인 양 절대적인 법처럼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수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대학기간을 통해 화려한 스펙들을 쌓고 남들이 갖지 못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어학 능력과 컴퓨터 능력 등을 장착하고도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에 도전을 하며 정말 어렵사리 들어간 조직생활의 첫 시작에서부터 그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합니다.
소위 경험이 있고 먼저 들어 온 조직의 상사들과 조수와 사수의 관계가 형성이 되면서 막강한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신입사원은 조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내려오는 선배들의 경험이 바탕이 되는 케케묵은(?) 교육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몇몇 패기 있고 창의 발랄한 신입들이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담은 의견을 제출하며 상사들의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데
그런 의견들은 열이면 아홉은 여지없이 묵살당하거나 쓰레기통속으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져갑니다.
이런 일들이 하루 이틀 반복되다 보면
대다수의 패기 발랄하던 미래의 전사들은 하나 둘씩 조직 속의 바보집단으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소위 잘나가는 조직의 미래의 성패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어떻게 우수한 인재들을 잘 발굴해내고 교육하고
자발적 동기부여를 통해 필요한 역량들로 양성해 내는가…
그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조직이란 단순한 하나의 기업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우리 미래의 역량을 배출해 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는 교육의 산실인 교육기관일 수도 있고 나라의 미래 비전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품게 해 줄 국가 정부기관이어야 하며 이와 관련된 수많은 단체들이어야 합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으니 자주 갈아주거나 흘러 보내야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져야 그 맛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지식도 그것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면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고 부단한 노력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쓸모 있는 지식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내가 가진 습관에까지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살아오면서 훈장처럼 생긴 내가 가진 습관 중에서 과감히 버려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변화를 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주어지는 과제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이라고 가르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나의 좋은 습관이 형성되어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되기까지 짧게는 21일 길게는 1년이 걸리며
평균 66일장도 걸린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어렵게 형성된 습관 중 나쁜 습관을 제거하는 일도
같은 시간과 의식적인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갈급함과 상황에 많이 직면하게 됩니다.
좀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하여 배우는 가르침 중에 하나가
내 자신이 죽고
내 안에 신(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영을 사모하고 그 영과 함께 살아가는 것인데
수 십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이 꿈쩍도 하지 않는 강퍅한 성품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자신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쓸데 없는 생각, 쓸모 없는 것들을 과감히 내려 놓고 새로운 것을 바꾼다는 것은
아마도 신이 주신 은혜일 것입니다.
아주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삶,
오늘 월요일 아침부터 실천하고 싶습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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