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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사람아

디모데교회관리 2019. 8. 31. 11:04

구월의 사람아

후산

가을 문 앞에서

기다리는 산들바람보다

이상한 회오리바람 먼저 찾아와

검은 먼지쓰레기 하늘로 올리는

놀라운 일에 분분한 때이나

논마다 고개 숙인 나락이삭

열매 골고루 익히려고

바람 따라 춤추듯 출렁거려

따끔한 햇살 받느라 열심이니

두렁에 핀 들꽃이 웃어 주리라

산천은 더없이 시원한데

어느새 누렇게 변색하여

떨어지는 콩잎 사이로

알찬 열매 들어내는

대궁들의 늠름한 자랑처럼

추석달 마루에 앉혀놓고

땀으로 키운 열매

넌지시 보였더니

튼실하고 가득함에 놀라지만

지나는 과객이 듯

무거운 욕망 채워줄 생각일랑

흐르는 개울물에 씻으라 하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선홍빛 물든 서쪽하늘 바라보라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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