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보내는 시그널(Signal) ♧ 지난 주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경!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여 전국민의 휴대전화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지역 규모 5.4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대한 주의 바람’ 이란 긴급 재난 문자가 일제히 전달되면서 일시적으로 전국민이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해 경주에서의 강도 5.8의 강진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차이는 0.4 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에너지 상으로는 3.8배로 포항이 더 큰 규모라 합니다. 이 지진으로 인해 아파트 건물이 흔들리고 자동차들이 파손되고 가재도구들이 심하게 손상 되어 가시적인 전체의 재산 피해규모는 600억 정도라고 합니다. 이 피해 규모도 19일 현재까지 파악된 것이라고 하니 그 밖의 사유시설의 피해규모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재산 피해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심각하게 전국민을 놀라게 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다음 날로 예정이었던 11월 16일의 전국 수학능력고사가 이 포항지진 사태로 말미암아 생긴 포항지역의 고사장의 피해 현황과 지진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수험생들의 심리적 불안감,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여진(餘震)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교육부는 심사숙고한 끝에 ‘수능일자 일주일 연기’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려 그 날 전국적으로 공표를 했습니다. 이 발표를 접한 많은 국민들은 포항의 상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처음에는 이런 경솔한 결정을 내린 교육부의 처사에 대하여 불평을 쏟아내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뉴스를 통하여 보도된 포항의 심각한 상황을 접하고는 이내 그 불평의 소리들이 잠잠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단순하게 생각했던 수능 일주일 연기가 가져올 파장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연쇄적인 영향과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대학입학 전형 일자가 전면적으로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학마다 많은 행정상의 혼선과 차질을 빚을 것이 예상이 됩니다. 그 밖의 피해 상황도 수능시즌 후 유행처럼 성업이던 연관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수능이 끝나면 줄줄이 예약되었던 성형외과 수술예약의 대규모 취소 및 연기의 사태가 벌어져 성형외과를 당황하게 만들고 또 시험 끝나고 단체 여행을 계획하던 학생들과 교사들의 연수 프로그램이 대거 취소의 소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 기간 수고한 수험생들을 위한 가족들간의 식사 예약들이 줄줄이 취소의 행렬로 이어지고 수험생들을 위로하기 위한 갖가지 공연 및 음악회 등의 각종 이벤트 행사들이 대거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져 업계에서는 일대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고 시험이 아예 없어진 것도 아니고 일주일 연기된 상황이라 이런 야단법석을 떨며 일정을 재 조종하는 혼란과 그 가운데서도 수험생들에게는 절대적인정신적 안정과 집중력을 요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군대에서 틈틈이 공부를 하여 이번 수능을 치르기 위해 10일이란 특별 휴가를 받아 시험을 치르려고 했던 군복무중인 수험생들도 많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들은 과연 일주일을 어떻게 확보하여 시험을 치를 것인지도 마냥 남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은 상황이라 더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재해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막대합니다. 혹자는 이런 자연 재해의 피해를 가리켜 <현 정부에게 주는 하늘의 경고> 또 어떤 이는 <하늘의 준엄한 심판이고 경고>라는 표현을 해서 민감한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한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며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예부터 한 나라의 리더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여 자고로 하늘의 낙점을 받은 바 된 리더들은 자연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리더의 덕목이 되어 왔습니다. 치산치수(治山治水)란 말도 이런 맥락에서 좋은 정치리더들을 두고 일컫는 덕목 중의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좋은 리더는 자연이 전하는 소리에 민감하여 그 속에 담긴 징후와 신호(시그널)를 잘 읽어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런 지혜는 비단 리더의 몫뿐이겠습니까? 삶을 살아가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덕목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목도하게 되거나 몸소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사건사고는 유형별로 나누어보면 어떤 것은 예기치 않은 일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미 수없이 많은 시그널을 보내고 난 후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통계와 학설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 사고의 징후들이 대형사고로 연결되는 것을 통계적으로 조사하여 밝힌 대표적인 이론이 <하인리히 법칙>입니다. 이 법칙은 재난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이나 인간이 살아갈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사소한 징후가 먼저 선행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법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개의 큰 사고나 재해는 300개의 작은 실수와 29개의 경미한 사고가 먼저 일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어떠한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항상 징후 (시그널)가 있다는 것을 말하며 그러한 징후는 사소하게 또는 중요하게 다가 옵니다. 이 법칙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름이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인데 미국의 한 손해보험회사의 기술조사 담당이었습니다. 그는 한 공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5000건을 통계적으로 계산하여 이 법칙을 만들었습니다. 5000여개의 재해에서 큰 사고 한 건이 있으면 그 이전에 29번의 중간 정도의 사고 그리고 300여건의 미미한 실수들이 일어남을 알아내어 1929년에 이 하인리히 법칙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그 후 이 하인리히 법칙이 산업재해 현장뿐 아니라 다른 산업과 업계에서도 응용되어 새롭게 발전 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이러한 유사한 데이터들을 축적하여 오늘날에는 통계의 자료에 사용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어 이미 산업현장에서 전쟁처럼 포문을 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총아(寵兒)로 빅데이터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하늘의 뜻을 헤아려 하늘의 순리와 자연의 섭리에 맞게 산을 다스리고 물을 다스리는 정치를 했다면 오늘날에는 자연의 현상과 일어나는 수많은 상황들을 인간이 만든 위대한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맞서는 초인간적인 슈퍼게임을 벌이는 형국입니다. 그 결말이 어떻게 종지부를 찍게 될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인간이 자연을 향해 던지는 도전장을 보면 그 호기가 가히 칭찬할 만합니다. 이야기가 초점을 잠시 벗어 났습니다만… 이번 포항지진 사태를 보면서 그리고 기억하기도 싫은 지난 3년 반전의 세월호 사건, 또 악몽과 같았던 95년도의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그 이전의 어처구니 없는 성수대교 붕괴… 모든 사건 사고가 그것이 일어나기 전에 어디선가 끊임없이 대형사고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전사고 불감증에 걸린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겐 그 징후가 들리지도 때론 보이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너무나 각박하고 바쁜 삶에 허덕이며 주위를 돌아 볼 겨를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현대인들이, 그리고 도시인들이 복잡다단해지는 경쟁 속에서 주위를 돌아 볼 여유를 잃어버렸습니다. 잠시 한 눈을 팔면 마치 경쟁에서 바로 뒤쳐질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일 것입니다.
몸담았던 회사에서의 마지막 한 해는 저의 삶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한 해였습니다. 365일을 하루같이 회사 살리기에 고심했던 한 해였습니다. 나의 몸을 돌본다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매일매일이 전쟁 같은 삶이었습니다. 그 때 나의 몸의 한 부분에서 시그널이 왔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허리가 뻐근하면서 작은 통증이 시작됩니다. 작은 통증은 늘 있는 일이었고 그로 인해 병원에 간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라 하여 병원 가기를 미루기 시작합니다. 하루하루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운동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고 수면 또한 많이 모자랐습니다. 몸의 작은 부분이 조금씩 허물어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말 회사를 떠나면서 몸 속에 도사리고 있었던 통증의 시그널의 응집체가 일시에 분출이라도 하듯이 나의 몸을 점거해 버렸습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심한 디스크에 한 동안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저의 몸은 깊은 반성과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그 후 몸을 잘 달래가며 서서히 회복을 합니다. 몸을 다시 만들고 다시는 몸이 성내지 않게 잘 다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지진이라는 자연이 가르쳐 준 교훈을 상기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끊임없이 전해지는 삶의 시그널을 예민하며 읽으며 삶과 일의 균형을 조화롭게 유지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잃으면 그 하나를 잃는 것이지만 건강과 목숨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입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들의 삶이 끊임없이 보내는 세미한 시그널을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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